Day by Day/가끔쓰는다이어리

합격자발표후기

민군_ 2009. 1. 30. 21:12

D-1

발표도 발표지만, 일단 마무리를 다 못한 졸업논문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학교에 내려온 복수생 동기와 하루종일 도서관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딴 곳..
논문 대신 카페질에 열을 올림.. -_-.. 싱숭생숭.
보통 경기도와 서울은 전날 밤에 발표가 나는 탓에, 이친구는 더더욱 안절부절.

마침 그때 박교사님이 과외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맛있는거 사주겠다고 해서 가경 미스터피자 갔더랬다.
맛나게 먹긴 했는데 약간 소화가 안되는 기분.. 하긴 소화가 잘 될리가 없지.

그러고 돌아와서 다시 카페에 들어갔는데
일부 인터넷접수지역에서 합격자 발표 페이지가 뚫렸다고 한다.
하여튼 그 주소를 알아내다니.. 대단한 사람들.
아니 대단한 훼인들. 하루종일 컴터 앞에서 주소 숫자 영문 바꿔가며 두들기고 있었을테니;

암튼 그래서 경북도 접속해 봤는데
왠걸, 내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 없댄다.
카페 분위기 보아하니, 경북은 명단 자체가 DB에 탑재가 안된 모양.
충북 경남 서울 등에 응시한 사람들은 이미 희비가 엇갈린 상태.

11시가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도 초등 임용 담당 노진현님의 글이 보이질 않자
사람들은 '돌아온 일지매'를 보고 있으리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날 무렵 경기도 합격자 명단이 떴고, 얘는 합격.
합격하니 또 마음이 들떠서 논문 진도가 안나가는 동기님과
부러움과 조마조마함이 겹치는 덕택에 역시 논문 진도가 안나가는 나.
결국 둘다 대학원 기숙사 2층 휴게실에서 새벽 3시까지 논문(x)→카페(o)활동하느라 잠을 설쳐버렸다는.


그리고 D-Day.

아침 8시에 깨서 씻고 노트북 들고 다시 도서관행.
역시나 논문 진도가 나갈 리는 없고, 계속해서 경북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새로고침하던 중에
아침 9시가 되자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명단을 받아 잽싸게 이름을 확인! 합격!


자랑하나만 더 하자면 일반면접 만점받았다. ㅋㅋㅋ
사실 이건 혹시나 떨어지면 쪽팔릴것 같아서 지난번 면접후기엔 안썼던 건데
작년에 경북으로 시험봤던 분이 일반면접때 '초등교사'로 4행시 지었다고 해서 =_=..
나도 일반면접 끝나고 인사하고 나오기전에 4행시 지으려 했었는데
거절당했다.ㅋㅋㅋㅋㅋㅋ

"저 마지막으로 제 소신을 담아 초등교사로 4행시 한번 지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됐습니다 나가세요~"

다행히 감점은 안시키셨구나 -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아무튼 끝이 났더랬다.
비록 일년간 뭐.. 남들만큼 열심히 공부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할거 다 하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보상정돈 된 것 같다.

여기저기서 문자가 오고 전화가 오고.
고맙다는 말을 달고 지낸 하루였지만 질리지 않은 하루.

사실 두려운것도 없지않아 있다.
사실상 학생으로서의 신분은 이제 끝나고,
짧은 2월이 지나면 진짜로 사회인이 된다는 것.
물론 군대도 가야하지만 ㅋㅋㅋ 어쨌거나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선생님이라는 자리와, 김석민이라는 이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니깐.

내 이름, 내가 책임질 정도로 내 몸과 마음과 생각이 성숙했는지는
사실 나도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뭐 그래도 아직 나름 젋으니까(!) 부딪히고 깨지고 노력하다보면
뭐라도 되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살란다.

아무튼간에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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