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by Day/시시콜콜일상

간디겨울계절학교 짧은 후기

민군_ 2008. 1.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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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간디학교에서(아직 필름을 스캔해오지 않아서 지난 여름사진으로 대신,,ㅠㅠ) pentax *istDs + 18-55



오랜만에 컴퓨터를 만지니 조금은 어색합니다.
근 일주일가량을 세상과 연락을 끊고, 자연속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다 왔어요.

이번이 모둠교사로서 세번째로 참여하는, 간디계절학교였습니다.
원래는 '숲속마을 작은학교'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전국의 초,중학생들이 약 일주일가량 이곳에서 신나게 뛰어놀다가 돌아간답니다.

청주에서 진주, 진주에서 원지로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경남 산청 간디학교.
이번에는 또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기대하며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고흥에서, 대구에서, 광양에서.. 전국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아이들이 도착합니다.
낯선 아이들 가운데 간간히, 지난 여름때 만났던 아이들이 "석민쌤~" 하면서 달려옵니다.
아, 날 아직 잊진 않았구나.... 정말 반가웠어요. 그래서 꼭 안아주고. 머리도 한번 쓰다듬어 주고.

그리고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아이들의 그 무한 체력을 다 감당하지 못하여 오히려 선생님들이 쓰러졌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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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 학생회실 옆에 써 있던 말. pentax istDs + 18-55



이곳에 올때면 늘 가슴뛰는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슴설레는 경험은 아이들과의 만남입니다.
이번에 만난 아이들은 지난 겨울과 여름에 만났던 아이들과는 또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사람 이름을 잘 못외우는 편이라 아이들 이름 외우는데만 이틀정도 걸리곤 하는데
이상하게 이번에 만난 아이들은 만난지 몇시간 안되어서 이름을 다 외웠어요
그만큼 아이들 개성이 뚜렷하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정말 별의별 아이들을 다 만나게 됩니다.
이번엔 유독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많아서 참 고생을 했어요.
귀여운 아이들은 엄청 귀엽고, 씩씩한 아이들은 참으로 씩씩하고, 말 안듣는 아이들은 끝까지 말 안듣고-_-;

하지만 꽃밭에 빨간색 장미꽃만 가득하다면 심심한 꽃밭이겠지요.
착한아이이건 장난꾸러기아이이건, 모두가 우리의 소중한 꽃들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그리고 그 꽃밭에 물을 주고, 거름을 뿌리고,
때로는 차가운 바람의 느낌이 어떤지도 알게 해주고,
때로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역할
이 바로 선생님들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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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옆 벽화. pentax istDs+18-55

어제, 우리 옆 모둠이었던 한 아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조금 심한 장난을 많이 치고
선생님과 친구는 모두 사람이므로 평등하다는 만인평등사상을 몸소 실천하던 아이라-_-;
다들 맘 한켠에 조금씩 미워했던 아이였는데,

먼저 전화가 와서 조금 놀랬어요.

선생님들 보고싶다고,
간디 재미있어서 다음에 또 오고싶다고 전화로 제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조금 미안했어요.
아이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너무 차갑게 대했던것은 아닌지.

                                               


교육활동, 간디 등 지난 3년간 모둠교사 혹은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지내오면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어 이제는 무덤덤할 법도 한데, 여전히 아이들과의 이별은 슬펐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학교가 어찌나 허전했는지,
한동안 무력감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누워만 있었지요.

지금쯤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호정이는 컴퓨터게임을 실컷 하고 있겠고
예진이는 학원다니느라 바쁠것 같고
가장 어렸던 3학년 혜미는 부모님품에 폭 안겨 재잘재잘 거리고 있을거고
찬우와 병제는 밀린 일기 쓰느라 바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바쁘게 지낼 아이들에게
간디에서의 우리들을 꼭 기억해달라고 하긴 어렵겠죠.
언젠가 우리는 아련한 추억으로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따뜻했던 겨울날의 느낌만큼은
아이들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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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겨울 우리 모둠 아이들과 선생님. D70 +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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