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때문인지 원래 그런건지 몰라도, 방학이란건 언제나 순식간에 지나가는 존재인듯 합니다. 정작 군대에 있을때는 시간 참 드럽게 안가더만... 어쨌거나, 개학을 3일 남겨둔 지금, 폭풍문화생활을 위해 대구 롯데시네마 율하점으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원래는 지난번 졸면서 보느라 다 못봤던 <레미제라블>을 한번 더 보려 했으나, 마침 <박수건달>이 막 시작하려던 참이길래, 별 주저없이 박수건달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나름 평도 괜찮고 박신양씨 연기도 빛을 발한다는 입소문을 미리 들었던 것이 이유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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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내용은 이미 널리 알려진바와 같이, 건달로 살아온 광호(박신양 분)가 어느날 신내림을 받게 되면서 낮에는 무당, 밤에는 건달로 살아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입니다. 어찌보면 참 뻔한 내용이기도 하고, 영화제목에서 풍겨오는 B급 이미지와 더불어 '그냥 킬링타임용 영화구나, 하며 느끼게끔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차태현/박보영 주연의 '과속스캔들'을 보고 느낀 감정이었달까요? '제목이 뭐 이따구야? 걍 재미있긴 하겠네'하며 별 기대없이(?) 들어갔다가 어이쿠야 감동 백만개 먹고 나오는 뭐 그런...^^
이와 같은 생각이 드는 까닭은 아무래도 박신양씨의 명품 코믹 연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예전 추석이었던가요, MBC에서 파일럿으로 편성되었던 '시간을 달리는 TV'에서도 박신양씨의 코믹연기를 볼 수 있었죠. 뭔가 깨알같았던 재미가 풍부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번 영화 또한 깨알같은 코믹 설정을 충분히 살려낸 박신양씨의 연기가 참 일품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영화를 보며 조금 아쉬웠던 것은, 결국 귀신이 나오는 영화에서 느껴지는 한계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영화를 보다 보면 예전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나, 2004년 개봉되었던 차승원 주연의 '귀신이 산다'와 같은 영화(그러고보니 둘 다 주연배우가 '차'씨네요. 차~ 차차~!!)를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어찌보면 '뻔한 감동스토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것을 보면 분명 잘된 연출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어느정도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는 '건달'이라는 요소를 복합하여 섞어 놓았으니, 조금은 새롭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5점 만점에 3.5정도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일단 제가 재미있게 봤으니까요^^ 아역으로 나온 윤송이양의 연기도 참 매력적입니다. 남자 주연-여자 아역이라는 구도만 보자면 예전 '아저씨'에서 나왔던 원빈-김새론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뭐 줄거리는 아예 다르니... 역할로 비교하자면 '헬로우고스트'에서의 차태현-천보근(꼬맹이 초딩 귀신역 ㅋㅋ) 구도와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나머지 배우분들의 연기도 참 즐거웠습니다. 크게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즐겁게 만드는, 그런 코믹영화였답니다 :-)
20130128(월)
대구 롯데시네마 율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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