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by Day/가끔쓰는다이어리

이천팔년십이월이십이일

민군_ 2008. 12. 22. 16:15

공부는 해야하는데 뭐부터 해야할까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과사에서 교사용 지도서만 몇권 빌려왔다.

그와중에 조교쌤이 "석민아 영장왔다~"며 반갑게 맞이해주셨고
2009년 7월 28일 웰컴 투 102보충대라 적혀있는 우편물은 영 기분을 쌉싸름하게 해주었다.
일단 미룰것 같긴 하지만 영장받는 기분은 이런거구나.

도서관와서 영어수업들었던거 정리하고
아직 다 뜨지 않은 학점들을 확인하며
아 이제 마지막학기, 마지막 학점이구나 하며 되뇌인다.
이젠 뭘해도 마지막이기에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

늘 그랬던 것처럼 도서관 중앙 로비에 앉아서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마우스 휠을 돌리며 스크롤하길 수 차례.
포털 1면에 돌아다니는 기사들이 정의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도움이 될 리는 없지만
인지적 호기심에 클릭클릭하길 반복하다보면 다시 기분은 거지깽깽이.

가끔은 사람 감정이라는 것도 아파트마냥
칸칸히 나누어져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문을 닫고 두터운 잠금쇠로 철컥 잠궈 버리면
적어도 감정들끼리 섞여 문제를 일으킬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오늘의 거지같은 감정이, 어제 밤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아니면 해직교사 출근과 관련하여 교장이 내뱉은
"지금 교문에 있는 학부모들은 순수하지가 않다, 외부세력의 조종이다"라는 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에겐 이번 상황이 얼마나 아프게 다가올까..)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일이 섞여서 이런 감정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괜시리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라,
자판기 메뉴 대부분이 600원으로,
복사비용이 30원에서 40원으로 쥐는 알고 새는 모르게 올라버린 상황이
이젠 놀랍지도 않을 뿐.

아무튼 결론은 거지깽깽이.
동지가 지나서 점점 낮은 길어지겠지만
그렇다고 어둠이 사라지는건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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