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작은목소리

'인재과학부' 대신 '참교육실천부'는 어떤가요?

민군_ 2008. 1. 18. 22:38
제목 적어놓고 보니, 한 나라의 정부 부서 이름치고 유치한거 같긴 합니다만,
인재과학부 또한 만만찮게 유치한 이름이라는 생각, 들지 않으신가요?

교육인적자원부과학기술부를 합쳐놓은것부터 넌센스인데
거기에다 '인재과학부'라는 이름은 또 뭐랍니까.

<관련기사 보기>

"졸속개편 인재과학부, '교육'명칭 되살려라" http://news.media.daum.net/society/affair/200801/18/seoul/v19652184.html

"'교육'빠진 인재과학부 안될말.. 교육단체 '발끈'"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2&sid2=250&oid=003&aid=0000731758&iid=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합뉴스님 미안; 잠깐 사진도용좀 할께ㅠ



사실 처음엔 이명박 당선자 및 인수위의 정책이 정말 철학없는, '철없는' 정책인줄 알았더니
아주 일관적으로 "무한경쟁 할렐루야" 철학을 펼치고 계시는 우리 이명박 당선자님,
정말 교육부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을 빼고, 과기부랑 통합하려 하시는 의중은 무엇입니까?


'교육'='인재', 어이없는 발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재과학부 개편안. (출처: 한겨레신문)

교육인적자원부가 과학기술부와 통합되어 인재과학부와 지식경제부로 나뉘었습니다. 도대체 이 통합의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짬뽕과 짜장면을 합한 짬짜면은 그래도 소심남녀들의 선택의 폭이라도 넓혀줬으니 그 의의가 있겠지만, 이것은 무슨 기준으로 통합하였는지 정말로 궁금합니다.

일단 옆에 표만 놓고 보자면 말 그대로 그냥 섞어 놓은 것입니다. 짬뽕과 짜장면을 따로따로 먹는 짬짜면이 아니라, 먹기 전부터 섞어놔서 먹기싫도록 만들어놓은 꼴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우리나라가 소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정부 부처가 많아서 줄일 계획의 일환이였다고도 하는데, 단지 그 이유뿐인가요?

그래도 인수위에 모이신, 저보다는 머리 좋으신 분들일텐데... '인재'를 '과학적'으로 양성하겠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과학교육 확대해서 운하를 과학적으로 파보겠다는 이야기인가요?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발상은, '인재과학부'라는 이름 자체에 있습니다. 기사에서도 많은 교원단체들이 비판하고 있듯이, '교육'은 '인재'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어 버렸습니다. 영어로는 Ministry of Human Resources & Science 라고 하니, 말 그대로 교육은 어디 가고 인적 자원만 남은 꼴입니다. 사람없고 척박하여 미개한 땅엔 인적자원이 장땡이라는 옛 성현들의 말씀을 곱씹어 보면, 곧 인적자원이 인재겠지요.


'人材' 가 '人災'가 되진 않을까 두렵습니다.

인재양성, 좋습니다. 모두가 인재가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나라가 없을 것이고, 학부모님들도 우리아들 장하다면서 엉덩이를 토닥여줄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 인재라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중요하길래 교육이라는 단어를 내쫓고 들어선 것인가요.
곧 교육의 목적이 '교육'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되어라, 라는 것을 말해주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써 볼까요?

초등학교 1학년, 아직 한글이 서툰 나이부터 영어교육을 X빠지게 받아서,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외고 특목고 자사고 입시준비하느라 또 X빠지게 공부하고, 그렇게 입학하면 또 다시 '자율화된 대학들의 무한경쟁 틈바구니'를 향해 또 다시 3년을 죽어라고 공부하고, 그렇게 대학교 가서 뼈빠지게 등록금 내고 졸업하니 일자리는 없는 청년,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바라는 인재의 상입니까? 이건 人材가 아니라 人災이지요.

국가가 교육을 포기해도 그 정도가 있지, 세상에, 정부 부처 이름에서조차 교육이라는 단어를 내팽겨칠줄은 몰랐습니다.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 경감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죠, 이명박 당선자님? 혹시 그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경제 살려서 국민 1인당 소득 늘려 같은 사교육비 100만원이라도 껌값으로 느끼도록 해주겠다, 뭐 이런건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교육에 희망의 촛불을 밝혀주세요. 2006년 11월 정부종합청사 앞. D70+50.4



'참교육실천부'는 좋지아니한가요?

교육은 우리와 떼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가가 우선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권리이지요.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기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아왔고, 특히 이번 수능문제 복수정답사태와 같은 일들이 터지면 엄청난 뭇매를 맞기도 했지요.

그렇기에 교육은 더욱 그 본질적 의미가 중요합니다. 교육받아서 나라에 도움되는 영재가 되건 기업에 도움되는 인재가 되건 간에, 잘 살건 못 살건 뚱뚱하건 날씬하건 모두가 그래도 '꿈'이라는 것을 가슴 한켠에 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우리 공교육의 역할 아니었습니까. 교육은 교육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지, 인재를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에 교육이라는 단어는 단지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국가가 보장해주는 공교육으로서 평등의 이념 또한 함께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참교육을 외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참교육실천부'는 어떠한가요? 협소한 의미밖에 담지못하고 있고, 왜 통합했는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인재과학부보단 백배천배 낫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