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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있는 어느 장례식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부평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 길. 늘 그렇듯 자리는 뜨끈뜨끈했고, 나는 자리에 앉아 아이패드를 켜고 포항스틸러스의 우승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다 주변이 조금 어수선하다 했더니, 앞에 있던 아이가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있었다. 멈춰보려 했는데 계속 바닥에 토하는 상황. 토사물이 건너편 나의 자리까지 튀어오고 있었다. ㅠㅠ 다행이 옷이나 신발에 묻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엄마와 아이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 옆에 아줌마 둘은 어떡하노만 연발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쳐다만 보고 있고. 난 가방에 휴지가 있나 살펴봤으나 하필 엊그제 가방 정리 하는 바람에 휴지로 쓸만한간 없었고... 옆에 서있던 파란색 캐나다구스입은 청년이 물티슈를 그 아이에게 건냈다. 겨우겨우 입만 닦고 있는 상황. 


마침 전철은 어느 역에 도착했고, 내 옆 아줌마 둘이는 애 데리고 나가서 찬바람 쐬는게 좋겠다고 그러시네. 그래서 엄마는 애기를 델꼬 내렸다.. 저기요 근데 저 토사물은 누가 치워요?ㅠㅠㅠㅠ


다행히 전철에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여전히 다들 그냥 쳐다보고만 있어. 아오 답답해. 저 멀리 보니 신문 보는 아저씨가 있길래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저기 죄송한데요. 근데 이 아저씨 쳐다보지도 않는다. 생각해보니 아마 전철에서 구걸 or 판매 or 전도 or 버프(?) 정도 하는 사람으로 생각했겠지. 하긴 나도 뭐 그러니깐. 그래도 꿋꿋이 말 걸었다. 애가 토하고 가서 그런데 신문 몇장만 주시면 안되겠냐고. ㅠ 그제서야 고갤 들어 나와 저쪽을 보더니 들고 있던 신문을 준다. 일단 그걸로 대충 덮어놓고 주변 흩어진 잔해-_-...들을 대충 쓱쓱.


그 사이에 아까 그 캐나다 구스 청년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모양이다. 아까 난 어디 전화해야 하지 하면서 두리번 거렸었는데. ㅋㅋ 촌놈이라 잘 몰랐어요. 캐나다 구스 청년이 내게 "제가 신고했으니깐 청소하러 올거에요" 그런다. 훈훈하게 생겼다, 이 청년. 이렇게 사랑은 시작되ㄱ...아..아닙니다. 


서울역에 다다라 일단 내렸다. 서울역에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탔는데 어렴풋이 신문지 위로 돌진하는 몇몇 사람들을 보았다. 괜히 미안해지네. 하지만 전 최선을 다했어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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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러스 우승. ㅠㅠㅠ

사랑해요 황선대원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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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도 이겼다. 삼성화재한테.

올해는 우승 좀 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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